고교 3학년 추석 때

가난했던 학생이 용돈을 모아서

담임목사님에게 양말 세트를 선물했었습니다.

저는 목사님께 처음 선물을 하고는 고맙다는 인사를 기대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인사는 없었고

어린 나이에 그 인사를 기다리다가 약간 실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사실 대단한 선물을 한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이런 기억 때문인지

사역하면서 성도들에게 셀 수 없는 사랑을 받고는

감사의 인사를 놓치지 않으려고 했고

그 받은 사랑들을 기록을 해두는 것은 물론

그런 성도들을 기억하고 축복하고

자주 떠올리면서

그런 성도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노력했으나 혹시 감사의 인사가 빠졌다면 이 글을 통해서 사과드리겠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사랑을 받은 일들과 다르게

주는 편에 서 있는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나누어준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교회를 통한 나눔이었습니다.

2020년 전반기 동안

교회에서 공적으로 나간 선교와 구제비만도 8천만 원이었으니

지난 21년 동안 교회를 통한 나눔을 생각하면

적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런 나눔의 과정에서 두 가지 반응을 보았습니다.

하나는 정말 감사하는 마음을 보이고 전해오는 인사.

그리고 하나는 무반응.

가끔 형식적인 감사가 전해지기는 하나,

모두가 감사하지 않음이었습니다.

교회와 제가

처음부터 상대에게 빚을 졌기 때문에 한 것이거나

상대방의 반응에 비례해서 준 것이 아니라

주라고 하신 예수님의 명령을 따라 한 것이었기 때문에

상대방의 그런 태도에도 불구하고 도리를 하고 있습니다만

마음 한편으로 좋은 마음은 아니었던 적은 여러 번이었습니다.

이런 여러 경우들을 겪으면서

하나님과의 관계도 생각해봤습니다.

우리는 영적인 은혜 말고도

무수히 많은 것을 하나님께로 부터 받고 누리고 살면서도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감사는 많이 못 하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맥추감사주일을 주신 것은

은혜를 잊지 말고 감사해야 할 것을 알게 하시고

억지로라도 감사하게 하시려는 것이라고 설교했습니다.

그런 감사 절기는 어떻게 보내셨고

절기 지난 오늘은 어떤 마음으로 보내셨는지요?

진심을 담았나요? 감사는 풍성했나요?

내일은 어떤 모습으로 감사하실 것인지요?

하나님께서도

지금 제가 가졌던 마음.

아니! 그 이상이겠지요?

그리고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고백을 기다리실 것이라는

지극히 당연한 생각이 우리에게 늘 기억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 주변에는

그 누군가가

내 입에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소리를 기다리고 있을 수 있다는 사실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