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마지막 날입니다.

아침공기가 차갑습니다.

돌아보니 숨 가쁘게 달려온 시간이었습니다.

대망의 2020년 시작부터 약 2개월 긴장하게 하더니

결국, 3월부터 11월까지 무려 9개월을

예배와 기도회를 시작했다가 중단했다를 반복했습니다.

그 무엇인가를 해서 느끼는 피로감보다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함과

기약 없는 일들이 반복되는 것.

그리고 긴장하며 상황을 주시하면서 생기는 피로감이 더 고통인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거리 두기가 현 상황대로 유지된다는 발표를 듣고서야 조금은 안도했습니다.

이제 내일이면 12월.

엄동설한이 찾아오겠지요.

이전에 살을 에는 것 같은 강추위가 있었어도

같이 모여 예배하고 식사하고 대화하면서 누리는 은혜와 교제 온도가 그 추위를 녹였고

성도들의 소리와 찬양 소리. 아이들 웃음소리가 경직된 분위에 활력을 주었었습니다만…….

오늘 새벽 말씀은

느 10:39 ... “우리가 우리 하나님의 전을 버려 두지 아니하리라” 였습니다.

자신과 자신의 것을 드려서

하나님의 성전의 온전함을 추구하겠다는 다짐이었습니다.

설교의 결론은

우리의 연약함으로 인해서

세운 결심이행이 어렵더라도

하나님나라를 위해 다시 또 새롭게 다짐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코로나로 인해서

우리의 영적 성전과 성벽과 성읍은 손상되었습니다.

한 달간의 설교를 통해서 하나님의 기대를 확인한 우리가

훼손된 것을 알고도 그대로 두고 지나갈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우리 하나님의 전을 버려 두지 아니하리라”라는 마음을 가지고

또 한 번 달음질했으면 좋겠습니다.

당회에서는

2020년 부서장들에게

내년에도 무거운 짐을 맡아달라고 부탁하기로 했습니다.

별도로 모임의 시간을 갖기 어려웠기에

이 자리를 빌려서 정중히 요청드립니다.

힘이 들더라도 한해만 더 수고해 주십시오.

강풍이 나무의 선과일 떨어트리듯이

코로나라는 광풍이 어르신과 청년과 어린 학생들을 예수 공동체에서 떨어지게 했습니다.

이창훈목사와 윤승곤목사까지 사임한 상태입니다.

내년은 분명 올해보다는 더 힘겨운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이 또 이기고 나가야지요.

코로나로 인해서 운동도 못했고 움직임이 적었던 관계로 불어난 체중과 움직임의 둔해짐.

그리고 전체적으로 약해진 신체를 더 건강하게 할 목적을 가지고 다시 운동을 시작하면서

약해진 교회도 다시 세워보겠다고 이를 악물고 달리고 있습니다.

예배당 앞 도로공사 중입니다.

은행나무 뿌리가 보도블럭을 다 밀어내어 행인들을 넘어지게 했었습니다.

뿌리가 건물 아래로 들어가 건물에 손상을 줄 것 같아 염려했었는데

마침 공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새벽부터 지켜 서서 감독을 했습니다.

뿌리를 제대로 잘라내야하거든요.

사진에는 하나만 보입니다만

아주 굵은 나무뿌리가 4개나 박혀있었고 장비를 이용해서 다 제거하였습니다.

나무가 척박한 땅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강하게 몸부림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도 살아남을 뿐 아니라

이김과 온전함을 위해서라도

달음질이 약해지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하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