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1년 전인 2020년 2월 23일 당회에서

교회 개척 후 지난 21년 동안

명절과 휴가 기간에도 쉬지 않았던

새벽과 저녁기도회 중지를 결정했습니다.

거기에서 그치지 않고

일주일 후에는 주일 오후예배 중지

그리고 2020년 8월 18일부터 8주간

주일낮예배를 위한 예배당 모임 중지가 결정되었습니다.

다시 잠깐 회복되었다가

12월 13일부터 6주간 주일낮예배를 위한 예배당 모임이 중지되었습니다.

그러다가 2021년 1월 24일.

주일낮예배가 다시 시작되고 5주간이 지났습니다.

평생 처음 겪는 일 앞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일반적인 이유를 들어 예배당 모이지 못 하게 하는 것이라면

신앙의 자유를 내세우며 거부했을 텐데

성도들과 아이들이 코로나 감염위험에 노출된 상황이라 거부할 수도 없었습니다.

화가 나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습니다.

주일낮예배 외에

수요예배와 기도회는 시작했다가 중지되었다가를 반복했습니다.

예배당에 모여 예배하지 못하는 중이었지만

잘 준비된 영상으로 성도들과 이아이들의 예배를 도왔으나

그런 노력들이 예배당에 모여서 하는 예배와 비교될 수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1년이 지나고 나서 보니

많은 변화와 피해가 있었습니다.

태풍이 지나고 난 후의 과수원 모습을 생각하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 보기 좋게 주렁주렁 가지에 달려 출하를 앞두었던 열매들이 바닥에 나뒹굴고

더 문제는 다음 해에 꽃과 과일을 있게 할 작은 가지들이 다 부러진 상태.

어디서부터 무엇을 어떻게 할지 모르는 농부의 모습을 보셨을 것입니다.

사실은 저도 드러내지 않아서 그렇지 그런 마음 아니겠습니까?

그렇지만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위안을 받은 것은

학교에서 학생들의 실력을 테스트하기 위해 시험을 치르는 것처럼

코로나는 성도들과 아이들의 영적 성적을 알게 하는 기회가 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코로나 환경은 지체들의 영적 민낯을 정확하게 드러내 주었습니다.

이제 더 큰 문제는

이 상황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인데

2021년은 꽉 채울 것 같다는 불길한 예측을 해보기도 합니다.

외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예배 출석 숫자. 기도회 참석 숫자. 그리고 헌금 등의 통계를 보았을 때

그 무너짐이나 피해는 많지 않았다고 판단되고 있으나

지금 영적 태풍이 휘몰아치는 중이기 때문에

영적인 피해 상황 파악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동안 힘든 중에도 교회를 신뢰하고 따라오면서

협력해 준 성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교회는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비상시기임을 인지하고

기도뿐 아니라 긴장하며 대처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을 것입니다.

관심과 응원과 기도를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