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하면서 첫 번 만난 명절 때 담임목사님에게 선물을 보냈습니다.

대단한 것은 아니었지만

목사님께서 제게 선물 잘 받았다고 말씀해 해주실 것을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주일에 목사님을 뵈었지만

아무 말씀도 하지 않으셨을 때 약간 섭섭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 당시 생각을 하면 웃음이 절로 ...

이것도 오래된 이야기입니다.

명절 때 성도들이 선물을 많이 보내주셔서

한번 광고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 명절 때 선물 보내지 마십시오.

저도 명절 때

어른들 선물 준비하는 것이 부담도 되고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에 나름 성도들을 위한 결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성도들에게서 이런 소리도 들었습니다.

- 그렇게 하시면 사람이 사는 세상에서 너무 삭막합니다.

  성도들이 목사님에게 좋은 마음으로 하는 선물을 감사함으로 받아주십시오.

그 요구를 듣고는 더 이상 광고는 하지 않았습니다.

그 후 제가 앞서 했던 광고에 철저하게 순종하는 성도도 있었고

그럼에도 명절 선물을 보내는 성도들이 있었습니다.

명절 때가 되면 아내는

성도들이 보내준 사랑의 선물들 명단과 내용을 적어서 제게 보여줍니다.

그러면 제가 축복기도를 합니다.

선물을 받고는 아내가 인사를 하기도 했고

제가 그 많은 목록을 다 외우지도 못하기 때문에

주일에 얼굴을 보고도

제가 성도들에게 별도로 감사 인사를 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오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혹시 선물을 받고도 인사를 하지 않는 저의 태도에

마음 상한 성도들이 있을 수도 있겠구나.

만약에 그런 경우가 있다면 너그럽게 용서를 구하겠습니다.

목사의 사명은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일과 함께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사랑하는 성도들을 축복하는 것입니다.

명절이 아니더라도

선물 주신 여부와 관계없이

부지런히, 그리고 진실한 마음으로 축복하겠습니다.

이번 추석 명절을 앞두고 확인된 성도들의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내일 주일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