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기던 교회에 사직서를 냈습니다.
사직서가 3년만에 수리가 된 것이기에 감사와 아쉬움이 교차했습니다.
지금도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은
교회에서 필요없었던 존재도 아니었고
능력있어 개척을 해야겠다는 마음도 아니었습니다.
너무 오래 근무를 하고 있어서
교회와 목사님에게 폐를 끼치고 있다는 생각이 더 컸었습니다.
그리고 업무가 후임자에게 인수인계되면서 왠지 모르는 허전함이 밀려들었습니다.
정신없이 바쁠 때는 정말 쉬고도 싶었습니다만
일이 줄어가면서 일할 때 보다 더 힘들었습니다.
그보다 더 힘들었던 것은
확실치 않은 미래에 대한 염려아니었겠습니까?
실제 그런 상황되니까 저도 연약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절감할 수 있었습니다.
살고있던 집도 사택이었습니다.
가진 돈도 없고
갈 곳도 없었습니다.
성도들은 물어왔습니다.
어떤 계획이신지요?
"주만 바라보고 있습니다" 라고 대답할 수 밖에요.
들리는 소문은
이근행목사는 대책없이 교회만 바라보고 있다고 합니다.
저는 결코 교회를 바라보고 있지않았는데도 말입니다.
담임 목사님의 말씀을 따라
송구영신예배를 마치고
가족을 남겨둔 체로 천마산 기도원에 올라갔습니다.
3평 남짓한 개인숙소에 짐을 풀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 저 좀 살려주세요 라고 기도한 것밖에는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는 세월이 8년 8개월이 지났습니다.
송구영신예배를 앞둔 지금 저는
그때와는 전혀 다른 환경, 다른 사람으로 서있습니다.
송구영신예배를 준비하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