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는 생전에 기분이 좋지 않을 때는 활을 만들지 않는다고 했다. 자신의 기분이 좋은 활을 만드는 데 방해가 된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부천 종합운동장 인근에 활박물관이 들어서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전시된 활의 상당수가 김씨의 작품이다. 육군사관학교에도 김씨가 만든 활이 전시되어 있다. 김씨는 1996년 국가 지정 중요무형문화재가 됐다. 2008년 부천무형문화축전 때 중심 역할을 하는 등 부천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셋째 아들이 몇년 전 그의 활 만드는 일을 계승했다.

문화계의 한 관계자는 "자신을 내세우지도 않으면서 묵묵히 부천의 전통문화를 지키는 데 큰 역할을 했던 어른이 사라졌다"며 아쉬워했다. 고려대 안산병원 빈소에 부천시 공무원과 문화재단 관계자들이 찾아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