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안에는 세례에 관해 두가지 전통이 존재합니다. 하나는 유아세례를 주고 나중에 아이가 자라 일정 연령이 되면 입교를 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유아세례없이 일정 연령이 되어 스스로 신앙을 고백할 수 있을 때가 되었을 때 세례를 베푸는 것(편의상 '믿는자의 세례'로 표기)입니다. 유아세례는 초대교회와 카톨릭교회를 거쳐 교회의 중요한 전통이었으나 현재는 장로교의 독특한 방식이 되어 있고, 다른 많은 교단들(편의상 '침례교'로 표기)은 본인 신앙으로 고백할 때에 베푸는 것이 더 마땅하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침례교쪽에서 장로교의 세례방식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1) 아기는 아직 스스로 신앙을 고백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에 유아세례는 불합리 하다는 것이고, (2) 세례는 예수님의 경우처럼 반드시 침례의 형태로 거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저의 생각은
(1) 유아세례는 그 아기를 신앙으로 키우겠다는 부모의 결단과, 그 아이를 기도로 후원하겠다는 교회공동체의 각오를 공적으로 선언하는 것이지, 아이에게 유효한 세례를 베푸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세례는 구원 받은 자가 자신의 신앙을 공적으로 고백하는 것이고, 구원을 받기위한 필수요소는 아닙니다(성찬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외적인 경우도 있었는데 십자가상의 강도의 경우, 세례없이도 바로 그 자리에서 구원이 임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2) 침례라는 방식을 가지고 더 성경적인 것을 주장하려면 장소마저도 요단강으로 가서 받아야 하겠지요. (문제는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신 장소라고 주장되는 요단강의 위치에 대해 의견이 분분해서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세례는 불가시적으로 임한 구원을 가시적으로 고백하는 의식입니다. 이를 통해 교회에서나 세상에서나 공식적으로 그리스도인이 되었음을 선언하는 것이지요. 카톨릭은 이 자체에 인간의 공로를 덧붙여 (유아세례 이후 성인이 되어서 받는) 세례의 의미를 부여합니다. 하지만 세례는 성찬이 불가시적인 말씀의 은혜가 가시적으로 임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더 나아가 저는 유아세례에는 더 큰 영적 의미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바로 구약의 할례와 같이 하나님께서 이 아이에게 "먼저 찾아와 주셔서 은혜를 베풀어 주시고, 언약으로 인쳐주셨다"는 점입니다. 구약의 할례는 남자아이에게만 행해졌지만, 유아세례는 주 안에서 남녀의 차별이 없이 모두에게 베풀어졌다는 점에서 중대한 차이가 있습니다.
만약 믿는자의 자발적인 고백에만 치중한다면, 평생 자신의 의지로 고백할 수 없는 지적, 정신적 장애우라든지, 어려서 하늘나라로 간 미성년자라든지, 더 나아가 우울증, 치매와 같은 질병을 가진 교우는 이 은혜의 방편과는 상관이 없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는 언제나 하나님편에서 먼저 우리에게 다가와 주신다는 원리를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교회는 언약공동체이기에 갓 태어난 한 아이 한 아이를 모든 성도들이 돌봐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습니다. 하지만 금주 담임목사님의 주일 설교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현대인들이 섬기는 또 하나의 신인 맘몬은 성도들이 돈을 섬기기에 급급하게 만들어 공동체를 돌아볼 여유가 없게 만들었습니다. 가정에서 부모가 제1의 책임자가 되어야 할 신앙교육에 대해서 각 과목(영어, 수학, 과학, 태권도, 수영 등)마다 해당 학원에 맡기듯 주일학교 사역자에게 맡기고 마는 그리하여 우리 아이들이 일주일 168시간 중에 주일학교예배 1-2시간만 신앙교육을 받게 되는 안타까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유아세례를 거쳐 입교교육을 받는 자와 미성년 세례 대상자는 오로지 자신의 고백으로 자신이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죽고 장사되었다가 함께 부활하여 성령을 통해 그리스도와 온전히 연합된 자임을, 그리하여 세상의 어떤 유혹에도 예수님을 부인하지 않으며 오직 보혈의 공로만을 의지하여 살아가며 자신이 소속된 교회에 헌신하며 살아갈 자임"을 자발적으로 그리고 공적으로 표현하는 자만 입교와 세례를 받을 수 있게 해야 합니다. 몇주 과정 교육을 받았으니 자동적으로 입교와 세례를 베푸는 많은 교회들의 시스템을 저항하여 시흥성문교회에서는 (또는 시흥성문교회가 앞장서서) 더욱 바른 성례가 베풀길 원합니다.
학습 교육은 배워가는 과정인데 반해 입교와 세례 교육은 본인의 의지가 중요하기에, 부모님이나 주위 분들의 권면으로 교육을 시작하였다고 하더라도 본인의 적극적인 고백이 공적으로 증명되지 않으면, 또는 교육에 임하는 열정이 충분하지 않으면 다음번 교육 기회에까지 연장을 해서라도 기다려 주어야 합니다. 여기서 저는 개인 구원의 확신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이 부분은 사람이 체크할 수 있는 사항이 아니지요). 교회의 연중행사 계획에 맞추어 몇 주 교육과정을 통해 구원의 확신을 "공적으로 고백"하라고 강요하거나 "당장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그렇게 할거라고" 미루어 짐작하는 시스템이 아니라, 교육 대상자가 온전히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려 주며, 교회는 이를 위해 더욱 기도로 후원하며 심사숙고 후 시행하여 예수님께서 명령하신 이 성례를 통해 교회의 맴버쉽이 더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길 간절히 바랍니다.
다음세대를 더욱 온전히 세우고자 더욱 노력하는 바른교회 좋은교회--시흥성문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