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을 먹고는 들녁으로 나갔습니다.
늘 다니던 운동 코스는 자동차로 인한 매연과 소음때문이었지요.
가보시면 알 수 있겠지만 샛말 대우아파트 뒷쪽은 사람의 마음을 확트이게 하는 넓은 들판이랍니다.
그 들판의
겨울에 쓸쓸함도 보았고
모내기를 한 봄에 애처로움도 보았고
여름에 풍성하게 자란 벼도 보았습니다만
가을 들판은 황금 마당이었습니다.
추수를 마친 논도 있었지만
추수되지 않은 벼들이 들판을 황금색으로 수놓으며 사람의 마음을 부요케 하고 있었습니다.
하늘에는 수천마리는 족히 될법한 이름 모를 새들이 날아다녔습니다.
어디서 그렇게 많은 새가 찾아 왔을까요.
자세히 하늘을 보고는 또 한번 놀랐습니다.
질서정연한 그들의 움직임 때문이었습니다.
새들은 일사분란한 대형으로 하늘을 날랐습니다.
대형은 시시각각 변했습니다.
선두 그룹, 중간 그룹, 후미 그룹이 교차하면서
무슨 약속이나 한듯이 하늘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앞선 새들이 무슨 소리를 내면서 인솔하는 것일까요?
땅의 곡식의 결실.
체감되는 가을 날씨.
해가 지고 찾아온 어두움.
그리고 길가에 핀 코스모스의 씨맺음.
하늘을 나는 새들의 날개짓.
이 모두가 하나님의 통치아래서 보여지는 질서겠지요?
질서있는 모습들은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질서있게 자연을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능하심을 다시 한번 확인한 오후였습니다.
하나님 앞에서의 우리들 역시도.
분명히 통치 질서에 순응해야 하는데
그러나 왠지 그 질서가 약간은 무시되고 있는 세대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 하나님되는 바른 질서 확립이 시급한 때입니다.
하나님의 질서에 순응하며 사는 것.
그것이 가장 아름다운 피조물의 모습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