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처음 가 본 가을 남이섬은
제가 지금까지 다녀본 가을의 모습중 최고의 장소라고 추천하고 싶었습니다.
붉게 물든 단풍잎들,
노랗게 물든 은행잎들,
이름 모를 수많은 잎들의 다양한 색상과 형태들은
답답한 공간속에서 갇히고 지친 모두의 입으로 새 노래를 부르게 하였답니다.
한 겨울의 침묵하던 나무에서 돋은 새순은
예쁘게 자라 연초록의 잎이라 이름지어져서
마음까지 움추러있던 겨울사람들에게 봄의 노래를 부르게 했었습니다.
한 여름에는 맑은 산소로 무더위에 지친 사람들의 마음에 싱그러움과 행복을 더했었습니다.
가을에는 또 다른 옷을 갈아 입어 뭇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하였고
겨울에는 땅에 떨어져 사람들에게 밟히는 자기 희생을 통해
마음에 드리워지는 스산함으로 두려운 이들에게
희망의 찬가를 부르게 하였습니다.
이제 땅에 떨어진 그 잎들은 썩어지므로 또 새로운 봄을 준비할 것입니다.
나이를 계절에 비유한다면
이제 제 나이는 봄과 여름을 지난 가을이랍니다.
나이가 몇이요? 라고 제게 물으면
"예. 단풍잎 입니다" 라고 대답을 합니다.
때를 따라 최선을 다하다가
나무에서 떨어지기 직전까지도
웃음과 여유를 잃은 사람들에게 행복의 노래를 부르게 하고
땅에 떨어져서는 더 많은 유익을 가져다 주는 나뭇잎들.
이런 나뭇잎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나무에 붙어있어서나 땅에 떨어져서나.
바람에 흔들리면서도나 비를 맞고 있으면서나
살아있어서나 죽어서도나
제 색깔이거나 변색되어서나 할 것없이 말입니다.
새순보다 단풍과 낙엽이 더 아름답듯이
현재 단풍이지만 멀지않아 낙엽될 내 실존이
사람들에게 행복의 찬가를 끊이지 않게 하고 싶다는 바램을 가져보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