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성문교회에 온지 얼마 되지도 않는 것 같은데 벌써 2년 4개월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렸습니다. 가끔 성문교회 오게 된 것이 결정된 그 시간을 기억해 봅니다. 그 때마다 “아~ 하나님께서 어떻게 이런 식으로 일하셨지! 사람의 생각을 뛰어넘게 일하시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사실 목사님께서는 제가 아닌 제 친구를 생각해 놓으셨습니다. 그런데 그 친구가 아버지 교회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안 된다고 하자 목사님께서는 저에게 교회에 올 것을 권유하셨습니다. 그래서 제가 성문교회에 오게 되었습니다.
저에게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었습니다. 20살이라는 나이에 갑자기 전도사라니... 그렇다고 제가 그만한 능력이 있었던 것도 아니었습니다. 이전에 한 번도 교사를 해본 적도, 심지어 중고등학교 시절 때 임원도 해본 적이 없던 저였습니다. 교회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도 하나도 모르는 그냥 예배만 출석하는 20살의 대학생이었습니다.
아마도 이런 경력을 가지고 교역자로 지원한다면 저를 받아줄 교회는 하나도 없을 겁니다. 요즈음 교회들은 교역자를 구할 때 그 사람이 얼마나 교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가를 봅니다. 그래서 찬양 인도를 할 수 있는지(이거는 꼭 보더라고요), 운전면허(없어서 항상 죄송했습니다)를 가지고 있는지 등등을 봅니다. 그런데 목사님께서는 이런 것들에 대해서 하나도 안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냥 오라고만 하셨습니다. 참...지금 생각해봐도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렇게 시작한 성문교회에서의 시간들은 제가 많은 것들을 보고, 경험하고,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배울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이런 생각도 해보기도 합니다. 만약 내가 이곳에 오지 않고, 학교생활만 했다면 나는 어땠을까? 저는 잘 상상이 안 됩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 다른 사람들을 이해하고, 생각하지 못하는 대학생이었을 거라는 겁니다.
이곳에 있으면서 저는 아이들이 점점 좋아지는 제 자신을 발견했고(예전에는 별로 안 좋아했어요), 다른 사람을 이해하면서 사랑하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이것이 제가 배운 최고의 것이라고 믿습니다). 나 잘 되서 행복한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위한 이타적인 삶을 살면서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기쁨과 행복을 배웠습니다. 진정으로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이게 진짜죠. 그리스도인들은 나 자신이 잘 돼서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기쁘고 행복할 때 진정한 기쁨과 행복을 누리는 존재들이니까 말입니다.)
한 가지 중요하게 경험한 것을 더 이야기 한다면 바로 설교일 것입니다. 한 번도 아이들을 가르쳐 본 적은 없는 제가 교회 온지 한 달 후에 유년부 설교를 했습니다. 그거야 뭐 당연히 해야 했던 것이었으니까요. 그러나 그 뒤 한 달 후에 목사님께서 주일 저녁 설교를 시키셨습니다. 절대 잊혀지지 않을 시간이었습니다. 얼마나 떨렸던지... 한 중학생이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왜 저 전도사님은 설교 시간에 저렇게 떨고 있냐고?” 그 후 어른설교를 10번 정도 한 것 같습니다. 정말 잊지 못할 귀한 경험이었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고등학교 때 말씀 사역자로 기도했던 것을 하나님께서 응답해주셔서 이렇게 설교하는 자리로 불러주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그만큼 여기서 배운 것들이 저에게 너무나 소중한 경험이었기 때문입니다. 목사님께서는 죽도록 일만하고 간다고 말씀하셨지만 아니었습니다. 정말로 소중한 경험을 했다고 저는 믿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교회가 저와 같은 부족한 사람들이 많은 것들을 보고, 경험하는 곳으로 항상 서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교회들이 경험 많고, 능력이 많은 사람들을 구합니다. 왜냐하면 자신들의 교회에 바로 도움이 되니까요. 물론 교회 유익을 위해 그러한 교역자도 와야겠지요. 그러나 더 넓게 보면 저와 같은 부족한 사람들을 세우는 것도 교회를 넘어서 한국교회에 전체에 내어놓은 것이기 때문에 하나님께서 정말로 기뻐하실 거라 믿습니다^^
이제 글을 마쳐야겠습니다. 정말로 사랑으로 많은 도움으로 부족한 저를 대해주신 목사님과 모든 시흥성문교회 성도님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또 2006,7년 유년부 선생님들, 2008년에 함께 했던 유치부 선생님들도 정말로 감사합니다. 저는 정말로 이곳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제 인생에 있어 아주 거대하고 귀한 주춧돌을 놓은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목사님, 모든 성도님들, 그리고 선생님들 예수님 안에서 사랑합니다♡♥♡ 그리고 2년 4개월동안 행복했습니다.
아! 그리고 마지막 떠나는데 노트북 사건이 일어나서 목사님과 교회에 너무나 죄송했습니다. 좀 더 조심해서 떠났으면 좋았을텐테... 이렇게 되니... 마음이 무겁게 떠나는 것 같습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이제 군입대를 앞두고 있습니다.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