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일 아이들과 함께 얼굴을 마주 보며
예배하는 마지막 시간이었습니다.
언제 다시 회복될 수 있을지 알 수 없어
슬픈 감정이 주체되지 않는 주일이었습니다.
올해 첫 예배를 드리기 시작한
만 2세반 아이들을 보면 가슴이 저려옵니다.
작은 얼굴에 착용한 마스크를 보면서
‘세상에 저렇게 작은 마스크도 있구나’ 싶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아이들이 절대 마스크를 벗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마스크 벗은 아이들의 얼굴을 가정에서 영상 예배하는 모습을 통해 보았습니다.
만 4세 아이들에게는 ‘함께’하는 활동을 통해 모방 학습을 활발히 할 때입니다.
예전에 방석을 놓고 예배하고 마치면
언니.형을 따라서 자기보다 큰 방석을 저 보란 듯이 나릅니다.
칭찬 한마디에 나라라도 구한 표정을 지으며
당당하게 동년배 친구들에게 달려가서 우쭐합니다.
그리고 같은 성을 가진 언니.형과 함께 교회 안과 밖을 쫓아다녔는데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일까요?̊̈
서로 얼굴을 보면서 반가워하거나 대화를 하거나
따라 행동하는 일도 거의 없어졌습니다.
유치부에서 7세 아이들은 터줏대감입니다.
동생들에게 주도적으로 행동하고 어린반 동생들의 엄마보다
더 어른처럼 행동하며 골목대장 노릇을 톡톡히 할 때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실외활동이 위축된 가운데
소극적이고 주도적인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1, 2학년 친구들은 유치원 졸업식과 학교 입학식에 축하받지 못하고
3학년 친구들은 즐거운 교회 생활과 다양한 활동을 통해 주인의식을 가지게 될 즈음
코로나가 우리 아이들을 격리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간신히 회복되어서
예배의 즐거움, 말씀의 기쁨, 교회 생활의 규칙 등을 배워갈 즈음에
또다시 대면 예배를 드릴 수 없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가
‘어떤 상황’에 의해 영향받을 수 있다는 것을 본보기 삼을까봐 두렵습니다.
아이들의 연약함이 코로나로 정당화 될까봐 무섭습니다.
‘사랑해요. 고마워요. 미안해요’라는 말보다
마스크 내리면 안돼요’라는 말을 먼저 배워서 하는 아이들을 보며 가슴이 아픕니다.
얼마 전에 읽은 기사에서는
아동의 언어발달이 마스크로 입이 가려져서 늦고,
사회적 거리 때문에 교감하는 대상들이 적어서
신체 및 정서발달에 저해를 가져온다고 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예수님보다 코로나를 더 많이 듣고 자라는 것 같고,
그나마 가려진 입으로 하나님께 기도하는 것을 잊으면 어떻게 할까 걱정도 됩니다.
그동안 교회학교에서는 예배 외에
성경학교, 어린이대회, 친구초청잔치, 실외활동, 견학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서로 소통하며,
예수님의 몸을 세우는 일에 하나 되는 경험도 했습니다.
이제 우리 아이들은 영적 혼밥의 시대 속에서
영적 교감을 상실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학교 현장에서는
학력 중위권이 사라지고 하위권이 급증했다는 내용도 읽었습니다.
보통 학교 수업은 중위권을 중심에 놓고 위아래를 아우르는 형태로 진행되는데
중위권이 사라지니 수업의 방향을 잡기 어려워진다고 했습니다.
주 5일 등교 그리고 지금은 주 1, 2회 출석하는
학교 교육도 손을 쓸 수가 없다고 합니다.
교회 교육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2년 전 유년부에서 초등부로 올라간 친구들이 12명이었습니다.
1명은 어릴 적부터 성실히 신앙생활을 한 친구였고,
다른 한 명은 출석이 좋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10명은 등반한지 얼마 되지 않은 친구들이었습니다.
지금 초등부에 남은 친구는 1명입니다.
그나마 1명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또다시 이런 상황이 되어버려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단연, 이 일 뿐일까요?̊̈
교회학교 각 부서의 출석만 봐도 중간이 없습니다.
예전 출석률을 보면서 골고루 반편성을 했습니다.
이제 무의미합니다.
잘 나오는 아이와 잘 안 나오는 아이들뿐이니까요.
잘 안 나오는 아이들의 신앙교육 결손을 교회 교육이 책임져야 하지만,
일주일에 한 번도 만날 수 없으니 큰일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을 양육하는 부모와 가르치는 교사만이라도
기도의 자리에 앉아야 합니다.
우리라도 기도하지 않으면,
우리 아이들을 지켜 낼 수 있는 조건과 환경, 자원은 없습니다.
이제 어떤 상황이나 누구 탓을 할 수 없습니다.
기도하지 않는 내 탓입니다.
지금은 하나님께 우리 아이들을 지켜달라고 기도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