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서울 봉천동 달동네에 거주하면서

강남국민학교까지 어린나이에 6년동안 약 50분을 걸어다녔습니다.

교통비가 없었기 때문이었습니다.

학교 가는 길에 남부고아원(당시 명칭)을 지나칠 때면

마당에 잔디가 깔리고 붉은 장미꽃 울타리 안에 잘 지어진 건물에

깨끗하게 페인트가 칠해진 모습이 인상적이었고.

그곳에서 오는 아이들은 옷도 잘 입었고,

도시락 반찬도 아주 좋았던 터라 많이 부러워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내가 비록 가난하게 살았고,

때로는 부모에게 야단도 심하게 맞았지만

나는 내 집과 부모가 있는 행복한 아이였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주의 종으로 부름을 받고 연단 받을 시기에 자녀들이 출생해서

다른 가정의 아이들처럼 풍족하게 해주지는 못했는데

자녀들은 잘 성장해 주었습니다.

개척하고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성도들 목양을 한 지가 벌써 24년입니다.

많은 수효는 아니지만 행복한 목회를 하고 있으면서도

가끔은 성도 숫자 많은 교회가 성도숫자를 자랑 할 때는 부럽기도 했습니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저를 다그치며 했던 소리가 있었습니다.

- 아이들 아비보다 보육원 원장이 좋아 보이나?

- 하나님께서 세워주신 시흥성문교회에서 소목동으로 사역하는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니?

성도들은 내 교회와 내 영적 아비, 그리고 가족인 성도들로 감사하고

목사는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성도들로 만족하고 섬기는 것이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하나님께서 주신 은혜들을 조용히 생각해보며 주일을 준비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