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은

그 어느 해보다도 추웠고, 바람도 강했고, 눈도 많이 왔던 것 같습니다.

동산에서 매일 보았던 나무들의 앙상함은 마치 죽은 것 같이 보였고

밟고 선 땅은 마치 바위처럼 얼어 있었습니다.

그동안 계절의 변화를 분명 봤기에 어김없이 봄은 올 것이라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에서는 정말 봄이 올까 생각이 되었던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이미 해주신 약속대로 동산에 봄을 보내시고 생명을 틔우셨습니다.

올린 사진이 그 증거입니다.

지금은 각종 꽃과 나무의 초록 순으로 동산을 황홀하게 만드셨습니다.

24년 전에도 그러셨습니다.

당시도 눈이 무척 많이 왔고

전에 경험했던 것보다도 추웠습니다.

지금은 기도원 시설이 좋아졌지만

그때는 노후된 산 속 기도원으로

찾는 사람이 없다보니, 관리하는 분도 가끔씩만 낮에 올라오셨습니다.

하나님만 의지하겠다는 마음으로

구형폴더폰을 꺾어서 산 속으로 던지고

살려주시고, 불쌍히 여겨달라고 몸부림치면서 기도했었습니다.

그때 제 처지가

마치 한겨울 꽁꽁 언 땅과 잎새없는 앙상한 가지 같았거든요.

그런데 하나님께서 은혜의 봄을 허락하셨습니다.

그리고 벌써 24년이 지났습니다.

교회설립예배를 4월 11일에 드렸으니까

24년 전 오늘. 4월 6일은

시흥성문교회의 출산을 앞둔

해산고통이 시작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고통을 통해 태어난 아기가

24살 청년이 되어 부모를 흐뭇하게 하는 것처럼

교회는 어느 덧 청년이 되었습니다.

요사이 보내는 하루 하루.

그리고 매시간이

하나님께 받은 은혜에 대한 기억과 감사로 채워지고 있답니다.

하나님께는 영광을 돌리고

교회와 함께 해주신 사랑하는 성도들에게는 감사의 인사를 전해봅니다.

이번 주일 3부 예배 후.

축하케익도 자르고, 같이 식사하면서

우리가 하나되어 잘 달려왔다는 사실을 확인하며

서로 격려하는 시간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