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친과 함께했던 시간이 28년.

부친이 이 세상을 떠난 지는 34년이 지났습니다.

이 세상 모든 부모가 그렇듯이 큰아들을 많이 사랑하셨던 부친이었지만

불교 신자였던 부친과 다른 길을 갔던 아들을 두고 많이 섭섭해하셨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아들이 목사가 되겠다고 했으니

부친이 당한 충격은 저도 충분히 이해했습니다.

부친에게 갑자기 찾아온 건강의 이상은

그 충격으로 인한 것이었을 수도 있었겠다는 마음입니다.

부친으로부터 모진 핍박을 받았지만

저는 원망이나 섭섭한 마음조차도 갖지 않았습니다.

저부터도 그러지 않았겠습니까?

부친 장례 후 남양주에 있는 공원묘지에 모셨었는데

이장 후 화장해서

평택 서호추모공원 모친 바로 옆자리에 모셨습니다.

장자의 마지막 도리를 한 것 같아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개장하고 보니

썩지 않은 베옷을 두른 체였습니다.

유골을 수습해서 화장을 하니 정말 한줌의 재였습니다.

고운 흙과 섞어 성경 말씀대로 했습니다.

창 3:19 ... 너는 흙이니 흙으로 돌아갈 것이니라 ...

얼마 안있으면 우리도 같은 길을 가겠지요?

하나님께 허락받은 상황 속에서

겸손하게 본분을 다하다가 가겠다고 다짐하며

기도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시 90:12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