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운 겨울 얼은 강바닥에 구멍을 내고 빙어낚시를 한 적이 있습니다. 

얼음두께가 엄청 두꺼웠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물고기도 꽁꽁 얼어서 움직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낚싯줄에 물고기가 매달려 나오는 것이었습니다. 

잡힌 물고기는 작은 양동이 안에서 힘차게 움직였습니다. 

너무 신기했습니다. 

어떻게 추운겨울에 죽지 않고 살아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코로나19는 냉혹한 영적겨울이었습니다. 

사람들의 마음은 

그 때, 그 시절에  꽁꽁 얼어버린 강바닥의 두께와 같았습니다. 

이런 가운데 교회학교는 매주 고난의 행군을 하고 있는 중에도  

하나님의 은혜가 여상(如常)하심을 

다시 한 번 고백하게 하는 추수감사주일이었습니다.    

코로나 발병 직후, 유년부에 출석한 아이들이 6명이었습니다. 

9개월이 지난 어제 2가정을 제외하고 

모든 가정의 아이들이 출석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하나님의 기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얼어버린 저들의 마음을 녹여주신 결과였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어느 때보다 견고하게 자라가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추수감사주일,

선생님들은 아이들의 가정에 전화해서 감사의 제목을 받고

감사나무열매를 만들어서 아이들에게 볼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감사의 제목들이 얼마나 성숙한지 다시 한 번 놀랐습니다. 

선생님 손잡고 종종걸음으로 따라오던 윤호라는 아이는 

반년 이상 낙심한 친구를 위해 기도하는 모습으로 성장했습니다. 

이번 주일, 윤호가 교회 앞에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바로 기도하고 있던 친구였습니다. 

그날 윤호는 친구의 손을 잡고 교회에 왔습니다. 

수줍음이 많던 빈아는 전도하고 싶은 친구들이 있다고 했습니다. 

부장님과 저를 데리고 제일 앞에서 힘차게 걸어가는 뒷모습은 

전도의 기쁨과 설렘이었습니다. 

빈아는 전도를 하고 돌아오면서 

‘내일 아침 8시에 친구들에게 전화해야지’ 하며 기대감에 들떠있었습니다. 

하지만, 교회 못 온다고 하는 친구들 때문에 울음이 터지고 말았습니다. 

빈아를 위로해 주고 떡 2상자를 챙겨주었습니다. 

“친구들에게 가져다 줄 수 있어” 하자, 

빈아는 붉은 눈시울로 “네 오늘 가져다줄 거에요” 하며,

다시 용기를 내는 아이가 되었습니다. 

이 모습을 본 서윤이는

“나도 인서랑 예서에게 전화해볼께”하며 

위로, 격려, 협동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좀처럼 잠잠해지지 않는 코로나19에도 

예배하러 가는 환이와 현이의 모습을 본 동네 할머니께서는 

손주들의 예배를 부탁했습니다.  

형제는 “그래, 우리 교회가자”하고 그 아이들의 예배를 도왔습니다. 

이제 그 아이에게 우리교회는 시흥성문교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들은 11개월을 한결같은 모습으로 가정을 섬겼습니다. 

문도 열어주지 않던 가정의 문은 조금씩 열렸고, 

부모님들은 마음 문까지 열어서 아이들을 보내주기 시작했습니다. 

매주 찾아가도 얼굴 한번을 보기 힘들었는데 포기하지 않았더니 

아이들을 보내주셨습니다.  

불신자의 가정에서도 찾아간 교사의 차안에서의 영상예배를 허락하고, 

예배 후에도 아이들을 찾아가 공과를 지도하는 모습들이 계속되었습니다. 

추수감사주일 설교시간에

유다가 은 30개 받고 예수님을 팔아버린 사람이 되었다고 할 때에는 

아이들 입에서 한탄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순식간에 숙연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예배를 참관하게 된 저희 엄마는 

아이들이 보여준 성숙한 신앙을 보시고

뒤돌아서서 감격의 눈물을 닦으시는 모습을 보이셨습니다.  

이번 추수감사주일에도 하나님의 변함없는 풍성한 은혜는 

알곡같이 자란 우리 아이들에게 통해 보게 하셨습니다.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여느 때와 다름없이 늘 지속되고 있음에 

감사 또 감사하는 날 되게 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립니다.